나의 이야기
마음이 갈길 몰라 하네요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4. 5. 16. 14:23
마음이 갈길 몰라 하네요
목울대가 먹먹해지는 저녁
대숲으로 바람이 지나가네요
먼 가지에 걸린 하얀 달이
유난히 차고 시립니다
살아온 세월보다 가야할 세월이 두려운 지금은
아픈시간 일까요
뒷 모습이 외롭지 않도록 떠나고 싶어요
세상이 아름다웠다고 말할순 없지만
해질녘 화려한 황혼을 눈에 담아가고 싶습니다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떠나길 원하죠
해저무는 저 교차로 언덕 너머로 철지난
그리움과 애증들이
용서와 사랑으로 손을 잡고 가네요
추억의 길섶에 앉은 당신은 누구신가요
먼지처럼 쌓인 빛바랜 세월속에서 우린 정말
오롯히 사랑하며 살았나요
나이 들어가는 일은 정말 싫어요
이 저녁 가지끝에 달린 달이 너무 차고 시려서
마음은 갈길을 몰라 하네요
눈시울 젖는 저녁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