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첫날 아침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1. 2. 23:23
- 첫날 아침 / 김낙필
오늘 아침은 슬프지않게
떡꾹도 끓이고 보리 굴비도 굽고
상을 차려야지
모처럼 사는것 처럼 흉내도 내보고
한살 더 먹는 깝치도 해 봐야지
자정 넘어 들어온 자들을 위해
계란 후라이도 하고 백김치도 꺼내야지
오늘 아침은
남들 사는것 처럼 흉내도 내보고
숫가락 젓가락도 줄 맞춰 놔 봐야지
떡국엔 먼 바다에서 온 황태도 넣고
여수 굴도 넣고 매생이도 넣을꺼야
김장 김치도 곱게 썰어 한 보새기 올려놓고
그렇게 떡국처럼 쫀득쫀득하게
한살 더 먹어가며 깊어 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