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삼월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3. 18. 16:36













                        삼월 / 김낙필


                        세월이 두려워
                        을미년 달력을 아직 못 걸었다
                        벽엔 덩그러니 못대가리만
                        짧은 그림자를 걸고 있다
                        못이 기다린 세달째 허방
                        걸지 않는다고 안가는 세월 아니건만
                        무슨 심사인지 걸어지질 않는다
                        억장 무너져봐야 춘삼월도 가는데
                        둘둘 말린채 버려지는 세월의 갈피
                        이마에 덧 새겨지는 슬픈 주름하나

                        삼월이 가는데도
                        벽에 달력을 차마 못 걸겠다
                        뭐가 두려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