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몽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4. 27. 09:54
悲夢 / 김낙필
몰랐습니다
먼길 떠나와 내 앞에 서있었다는 것을
돌아갈 길이 아득한 곳이라는 것도
나는 몰랐습니다
늘 그곳이 한 발치쯤 떨어진 곳으로만
알았습니다
무심한 표정이 얼마나 잔인한 말이었는지
등돌려 돌아설때 옹이져 박히는 상처가
얼마나 아픈건지도 몰랐습니다
언제나 밝은 얼굴로 반기는 당신이기에
나는 오만하고 헛것 투성이 었나 봅니다
사랑이 얼마나 아픈 바다라는걸
슬픈밤이 지나고 새 아침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이 저물게 돌아간 길을 나도
그림자 밟듯 따라갑니다
[아프지 않고서야 무슨 사랑이랴
사랑은 서로에게 문신을 새기는 일
상채기 문장을 남기는 일이지만
깊어지는 가을처럼 커 가는일
사랑하자 아프더라도
사랑하고 싶을때 힘껏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