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렌지가 썩었어요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4. 27. 09:57
오렌지가 썩었어요 / 김낙필
캘리포니아에서 지난 여름내내 익었을
8개의 오렌지를 엘지슈퍼에서 만원주고 샀다
햇빛없는 방구석에 두고
아침 잠자리에서 까먹곤했는데
그 달콤한 맛이란 '홍해'썬셑비치 파라솔밑에서
먹던 그 맛과 똑같았다
오늘 아침 한개를 집었더니 반이 물렀다
또 한개는 삼분의 일이 상했다
남은 한개를 소중히 냉장고에 넣었다
캘리포니아의 햇볕은 언제나 따듯하고 달다
그래서 오렌지도 정말 달다
죄를 지은듯 썩힌 오렌지에게 미안하고
캘리포니아에게 미안하다
여름내내 성숙해서 태평양을 건너온
바람에게도 미안하다
아니‥사는일 모두가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