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침 벼개 맡으로 강물이 흐른다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11. 16. 22:59

 



                아침 벼개 맡으로 강물이 흐른다

                 

                잠에서 깨면 새로운 생의 시작이다

                카뮤를 켜놓고

                밤새 꾼 꿈을 폰노트에 써내려 간다

                매일아침 벼갯머리에서 쓰는 신변잡귀를

                내 나름 글이라 칭한다

                공장에서 실타래 뽑듯 뽑아내도

                마르지 않는 창작의 샘물은 매일매일

                다른 하루를 살아내기 때문이다

                생진 시인님의 하루와

                내 하루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생소한 다른 글들이 생겨나고

                생활 시란게 한도 끝도 없는게다

                이제 창고도 부족해지고 농기구도 낡아서

                번득이는 시어는 못 낚아도

                그런대로 늙어가는 모양새는

                추려하지 않도록 힘을 다해 쓰고

                또 쓴다

                아침마다 쓰는 글이 강물처럼

                어디론가 흘러가서 바람이되고

                별이되고 반딧불이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나는 매일

                글 한편을 벼갯 머리에 적어놓고

                세수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