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윤씨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11. 29. 15:23

 

 



                서윤씨

                 

                얘가 두살배기 손녀딸 "서윤"인데요

                자주 볼기회가 없다보니

                어쩌다 한번 만나서 마주하면

                눈을 내리깔고 미간을 찌프린채

                인상만 팍팍 쓰지요

                할배라는데 어디서 본적없는 늙은이가

                자꾸 말 시키고 귀찮게구니까

                영 맘에도 안들고 빈정도 상하는 거예요

                그게 얼마나 웃기고 재밋는지 몰라요

                내가 원래 아기들을 퍽 좋아하지 않지만

                이놈 하는 행동을 보면 너무 귀여운거예요

                핏줄이 이런건가 봐요

                이담에 얘가 크면 할배와 친해질수 있을까요

                오늘은 할배 생일이라고 엄마 아빠와 함께와서

                생일을 축하해 줬어요

                무슨 애가 음식중에 잡채를 그리 잘 먹을까요

                파스타 먹듯 포크로 돌돌말아 먹는거 있죠

                나는 과일사탕 한병을 손녀에게 선물했지요

                역시 아가들은 달달한거에 약해요

                빨아 먹다가 실수로 목에 넘기고는

                그 난감해 하던 표정이라니ᆢ

                나도 저렇게 커서 할배가 됐죠

                서윤이도 그렇게 커서 할매가 될꺼네요

                서윤씨 ᆢ

                다음에 보면 우리 좀더 친해져 보자구요

                 

                나는 얘를 "서윤씨"라고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