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항구를 떠돌다/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2. 19. 11:19

 



                항구를 떠돌다

                 

                배가 고프다

                이별처럼 명치끝이 아리다

                늘 기다리는 목마름, 그런 갈증으로

                돌아가는 길은 虛하다

                낮은 침대는 음악처럼 편해서

                풀잎처럼 눕는다

                포구를 돌며 해풍을 타고 논다

                항구마다 떠나가는 배 냄새가 다르다

                산맥을 넘는 스쿠터의 엔진소리가 좋다

                민소매 어깨로 흐르는 구릿빛 강

                탐험가들의 인생은 이렇게 짧다

                시인의 삶은 길고, 지루하고..

                그렇게 떠돌다

                언제쯤이면 닻을 내릴까

                 

                윗층에서 또 어딜 뜯어고치는지 망치소리가

                정수리위에서 나를 깨운다

                떠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