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춘설/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3. 1. 09:15

 



                춘설

                 

                봄비가 내리면서 얼었다

                눈물같은 비가 내려서

                겨울 싹들을 깨워야 하는데

                목화 송이같은 함박눈이 내렸다

                가지마다 촉촉하게 들러붙어서

                풍성하게 떡눈이 되었다

                세상은 온통 춘설에 덮혀서

                흰빛으로 온화하다

                메타쉐콰이어, 화살나무, 공작단풍 모두

                드레스 입은 신부처럼 화사하다

                방금 마신 와인잔을 닦으면서

                내 마음에도 하얀 등불이 켜졌다

                눈 발자국을 보며 이별한 이들을 생각한다

                봄, 폭설ᆢ어느해 은비령

                대공원 벚나무 가지에도

                눈 벚꽃이 만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