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리석은 사랑/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3. 3. 10:06
어리석은 사랑
잘 있나요
송글송글 콧 끝으로 땀솟던 사막
붉은 여우들도 잘 있을까요
남지나해 옥빛 바다로 노을이 지고
해먹에 누워 흔들리던 노래도
잊지 않으셨나요
당신은 아직도 그 붉은 사막에서 석양처럼
뉘엇뉘엇 저물어 가시는지요
번지없는 바람처럼 엽서가 되돌아 왔네요
당신을 볼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종종 이렇게 편지를 띄우곤 합니다
멀리 동이트는 새벽에는 떠나야할 시간입니다
옷깃에 눈물을 적셔야 할까요 말까요
알려주세요
하룻밤 풋사랑이란 작별마져도 없을테니까
바람부는 쪽으로 흘러갈뿐 기약조차 없네요
아~ 나는 왜
어리석은 사랑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부디 안타깝게 잊혀지기를
등불이 꺼질때까지 뒤돌아보지 않기를
후회따윈 하지 말기를
미련따위는 남기지 말기를
고성을 휘돌아 다니던 웃음소리도
박쥐 공원의 해기울던 벤취도
원숭이 모래 발자국도
다 사랑이었던 어느 여름날 소낙비처럼
이젠 꿈에서 깨어나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사랑해
사랑해
너를 사랑해...
다시는 어리석게 마주치지 않기를
ᆞ
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