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이롱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3. 24. 09:34 나이롱 감히 나를 시인이라고 부르는 이는 각오해야 한다 환자중에 나이롱 환자라고 들어 봤는가 슬쩍 차문에 부딪히고 아프다고 병원 침대에 마냥 느러눕는 환자다 빚깔만 시인이고 글은 형편없는 시인 맨날 이곳저곳 행사에만 좆아 다니고 인맥 넓히느라 시 한줄 못쓰는 시인 잘나가는 유명 글쟁이 얼굴 도장 찍고 어깨빌려 인증 사진찍고 싸인 받으러만 다니는 시인 이런 시인이 진짜 나이롱 시인이다 나는 아침 잠자리에서 시를 두편씩이나 쓰고 기상하는 시를 마치 물건 양산하듯 하는 공장 시인이다 발표 못한 시가 아직도 천여편이나 줄서있고 공식적으로 겨우 백여편을 세상에 내 보냈으니 이건 완전 나이롱쪽 아닌가 그러니 나를보고 시인이라 부르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조심하시라는 나이롱(나이론)은 화확섬유의 명칭이다 1950년대 기적의 섬유ᆢ 꿈의 섬유 불리운ᆢ 겉은 멀쩡하고 좋아 보이지만 피부 접촉시에는 않좋은 화학 섬유이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천박한 욕심으로 꽉찬 이런 나이롱 글쟁이는 되지 말아야 한다 근데 나도 어찌보면 나이롱 인것 같다 ᆞ 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