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람이 사람인 것은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4. 14. 09:31

 




                          사람이 사람인 것은

                           

                          인간은

                          참으로 기이한 세상을 만들어 놓고

                          기이한 세상을

                          기이하게 살아가는 생물이다

                          나는 또 어떠한가

                          제 둥지에 머물기를 싫어하고

                          사막의 낙타를 동경하는 마른풀 아니던가

                          서로 헐뜯고 싸우다 멸종할 인간들을

                          우리는 서로 사람이라 부른다

                           

                          이름표에는 빛바랜 노을하나 걸려있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애초에 잘못된 전설 이었다

                          이 세상보다 더 까마득한 억겁의 옛날에도

                          사람같은 것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불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