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화살나무 여자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5. 4. 00:20

 



                  화살나무 여자

                   

                  나무의 새순이 돋는 사월에는

                  화살깃에 물이 오르고

                  여자의 우물에도 물이 차 오른다

                  오월의 순은 부드럽고 향이 좋아서

                  살짝데쳐서 양념장으로 무치면

                  겨우내 얼어던 입맛도 다시 돌아온다

                  뻣뻣했던 여자의 몸에도

                  새순이 돋아나고 물기가 차면서

                  버들잎처럼 낭창낭창해 진다

                  여자의 성정은 늘 화살촉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기만 해서

                  남자들은 찔릴까 두려워 늘 숨어버리곤 했다

                  여자가 화살 나무순을 뜯어 봄나물을 무칠때면

                  남자들이 다시 여기저기서 모여 들었다

                  그리고 밤새도록 젓가락 장단을 맞췄다

                  비로서 여자는 꽃자락을 활짝 열었다

                  화살나무 순을 먹어보라

                  한 철 여자의 체취가 흠뻑 젖어 있으니

                  못 잊을 여자

                  잊혀진 여자의ᆢ

                          <사진출처: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