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렁그렁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7. 11. 01:01
그렁그렁
어머니는 늘 눈망울이 그렁그렁 했다
자식들에게 뭘 그렇게 잘못 하셨는지
뭐가 그리 미안한지
바라보시는 눈은 늘 촉촉 하셨다
부족한것 없이 자란 나는
연로하신 어머님과 마주하면
늘 눈을 피했다
애처로운 그 눈빛이 슬펐고 안스러웠다
대상포진을 앓으시고 기력이 쇄진해
치매 증상까지 보이실때
병상에서 어머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내 눈길을 어머님이 피하기 시작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신게다
어머님은 굶어 돌아가셨다
위장 운동이 멈추어서 곡기를 넘기지 못하셨다
사람은 곡기를 끊으면 죽는다
가끔 그렁그렁한 어머니의 눈동자를 추억한다
내 눈에도 그런 눈물이 맺힐날이 올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자식 사랑도 그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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