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이 깊어 가네요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10. 7. 07:06

 



                가을이 깊어 가네요

                 


                어느 시인은 철이른 낙엽 한장 떨어지는게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라 했다

                나는 고맙지가 않다

                오래 볼수있도록 내내 붙어 있었으면 좋겠다

                범사에 고마워 하라는 얘기인 줄은 안다

                겸손한 시인의 심성이다

                시인은 바람만 스치워도 떨고

                노을이 지면 애끓고

                비가오면 슬픈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경배한다

                가짜인 나는 내 한몸 거두지 못해

                늘 변방을 떠돌아 다니며

                쏟아지는 별과 기우는 달에게도

                고마워 할줄을 모른다

                오늘도 잔가지에 매달린 잎처럼

                바들바들 떨며 낙화한다

                떨어져 뒹굴며 헤메이다 쉴 곳은 그 어느 메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