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忘恨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4. 9. 09:19
忘恨
내가 사는 일에
이유가 없어진지는 오래 됐다
성공이랄것도 없는 세월뒤엔
회한이 쓸쓸히 자리잡고
떨어진 동백 꽃잎이나 그러모아
아이처럼 꽃집을 지을 나이라니
무슨 할말이 남았겠는가
한서린 마차가 덜컹거리며 길 떠나는
동구밖에는 복숭아꽃 피고
누군가 "봄이예요" 하는 속삭임에
뒤돌아보니
아지랑이가 살랑살랑 말 걸어오네
내가 이쯤 살아낸 것도 축복이려니
이젠
잊어가는 일이 내 소임이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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