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잘 가시게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6. 19. 23:19
잘 가시게
잘 가시게나
이 나이에도 죽음이란 정의를 내리기에
아직도 부족한 나이지만
부처나 예수의 죽음의 정의도 썩 와닿치 않으니
죽음이란 실제 죽어봐야 아는게 아닌지 모르겠네
가는데 순서는 없지만 자네가 제일 먼저 가버렸으니
가버렸으니 다음은 누구 차례인지 모두
긴장하는 눈치네 그려
이번주 금요일 '교대' 모임은 갑짝스런 자네 빈소
방문으로 갈음하고 취소하기로 했다네
자네보낸 이 마당에 뭔 기분으로 모여 낄낄거릴
기분이 나겠는가
당분간은 자네 생각으로 모두들 꿀꿀 하겠지만
또 쉽게 잊어버리는게 인간생리 아닌가
잊으니까 또 살 사람은 살아가는게고 그렇지
잘가시게나 장경수씨
늘 밝고 재밋던 자네 성품을 가끔 기억 하겠네
다시 만날수 있을지는 그때 가봐야 알고
나는 또 세상일이 있으니 출타하네
한시절 자네와 잘 놀아서 좋았네
잘 가시게 친구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