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8월의 설국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7. 11. 12:39


 



                8월의 설국



                 

                2월의

                치토세 공항은 잔설이 드문드문 했다

                설렌 가슴을 억제하며 입국장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3박4일의 홋카이도 일정

                내내 눈이 내렸다

                선술집, 카페 유리창으로 새어나오는 불빛과

                총총거리며 귀가하는 행인들의 발길이 꿈결 같던

                삿뽀로의 밤

                캐리어가 미끌어지고 발걸음이 어눌해져도

                밤새 내리는 눈이 행복했다

                겨울바다와 이름모를 동네를 달려가던

                홋카이도 레일의 진동과 가슴떨림

                잊혀져가는

                못다한 미련

                되살아나는 소름

                부서지는 가지마다 쌓인 눈의 눈물뒤로

                잊혀지지 않아서 아픈

                설국

                그날의 마지막 천국에서

                차마 나는 울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