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Hotel Urban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8. 26. 06:59
Hotel Urban
하늘에 떠 있는 소도시는
장맛비를 주룩주룩 맞고 있다
땅바닥으로는 본능에 굶주린 유랑객들
환락의 문이 열리고
수없이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안에는
비릿한 항구의 냄새가 배여있다
점심시간 승객의 일부는 회사원이고
나머지 승객들은 야밤 환락객들
유황냄새 솔솔 피어오르는 지옥 온천에서
샤워를 끝내고 오르는 하늘공원
내일이면 지고말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태고의 하늘길이 이처럼 붐볐을까
봄베이의 신전 어반호텔 지하주차장에는
비에젖은 선박들이 빼곡히 정박해 있다
서울 허ᆢ 경기 바ᆢ 인천 사ᆢ
여름장마 한가운데 한바탕 쏟아내는 빗줄기
호텔의 머리 꼭대기는 점점 지하로 스며들어
흥건하다
목발짚고 자고나간 객실번호는 603호
굵은 빗줄기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번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