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10. 10. 22:33

 



                  단풍

                   

                  제 몸을 불사르고 지는 그대가

                  부럽소이다

                  욕망에 얽매여 누추하게 늙어가는

                  내가 부끄럽소

                  나무로 태어 났으면 좋았을걸

                  사람으로 태어난게 실수였오

                  늦은 오후 창밖 풍경을 넋놓고 바라보며

                  앉아있오

                  그대는 붉게 물들어 가고

                  나는 그저 촛점흐린 눈으로 그대의

                  화려한 옷을 바라보고 있오

                  내 가을은 그저 쓸쓸하기만 한데

                  그대의 가을은 마냥 찬란하구려

                  불 잘 태우고 가시오

                  나는 그저 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