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해일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2. 4. 00:54
해일
드레스룸 갖는게 평생 소원이던
남자는 2평남짓 골방에서 30년을
살았다
사지를 한번 활짝 펴보지 못한 사내는
난장이가 되어갔다
30평 市임대 아파트로 이사 하는날
넥타이 171개와 수트35개,모자44개, 팬츠53개를
재활용 수거함에 버렸다
사람도 15개쯤 함께 버렸을 것이다
지방도시 아파트는 여름이면 개구리 우는 소리,
가을이면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내의 거실에는 산호초 한그루와 고무나무가 자라고
드레스룸에는 먼지가 소복히 쌓여 갔다
사내는 종일 웃으며 누워서 천정만 바라보고 살았다
어느날 나고야행 비행기가 쓰시마해협
어디쯤에 추락했다
골방에는 해일이 밀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