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떤 喪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5. 14. 20:57


 



              어떤 喪



               

              그가 18층에서 뛰어 내렸다

              나이는 59ᆢ 아홉수다

              두문불출 매일 일본발 야동 관람과 양주 한병을 비운다

              바람난 마누라와 이혼후

              우울증과 공황장애,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살았다

              외부 접촉을 피하려하고 아파트밖을 나오지 않았고

              오로지 술과 수음으로 반복하는 하루 하루였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렇게 칩거 15년이 되는해 초여름 아파트 화단 아래로

              몸을 던졌다

              날아 오를줄 알았을까

              추락할껄 예상 했을까

              친하지 않던 그 친구는 스스로 몸을던져 자신을 박살냈다

              야! 돈많은 놈이 뭐하러 맨날 독수리 오형제 힘만 빌렸을까

              돈 만주면 여자는 천지 삐까린데ᆢ

              걔가 마누라 바람피는 바람에 여자 혐오증이 심했대

              여자는 누구든 다 더럽다고 하더래

              그렇다고 맨날 딸딸이만 치냐

              한심한 놈일쎄ᆢ

              우쨋든동 그래봐야 우리보다 딱 20년 먼저갔구만

              그나저나 느그덜은 물건 잘서냐?ㅡ

              숙제중에 갑짜기 죽어버리는 통에 쪽팔려서 못해ᆢ

              장례식장에 친하지도 않은 친구들이 친하지도 않은 녀석

              문상 와서 되도않는 소리만 찌꺼리고 있다

              이러니 꼰대라고 갖은흉 다 잡히고 다닌다

              소주 몇잔에 취해 얼굴들이 불콰하다

              다음 타자는 누구냐?

              사람이 사람에게 길이 된다는걸 왜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