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느 저녁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6. 4. 13:40

 



                  어느 저녁



                   

                  아래층에서 맛있는 냄새가

                  올라온다

                  무슨 조림을 하는지

                  구수하고 달짝지근하고 매콤새콤하다

                  캬라멜 냄새, 굴쏘스 향기도

                  나는것 같다

                  병어조림인지 고등어 조림인지

                  아니면 코다리 졸임인지

                  식구들을 위해 엄마가 정성껏 준비하는 음식이다

                  나는 늘 하는게 김치찌개 뿐이다

                  내일 저녁은 나도 남성시장에서 물좋은 제철

                  병어 몇마리 사다가 매콤달콤 졸여봐야겠다

                  아래층에서 저녁마다 올라오는

                  냄새는 사랑이고 감동이다

                  정성이 우러나는 우정이다

                  누구일까

                  내게 그 사랑은 참으로 무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