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낙엽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10. 12. 14:12
과천청사역 11번출구 에스컬레이터 밑에서
할머니 한분이 뭘 쏟으셨는지 엎드려
비닐봉지에 쓸어담고 계신다
천천히 내려가 보니 낙엽을
봉지에 담고 계신다
"할머니 왠 낙엽예요?" 물었다
"글쎄요 낙엽이 우찌 들어왔는지
계단 고장날까봐 치우는 중이예요"
"어이구 귀한일 하시네요"
같이 치우고 "감사합니다"
인삿말을 남겼다
행랑을보니 좀전에 약방에서
돈이 없다며 끈끈이와 쥐약을 외상으로 사가신
할머니 이시다
요즘에 시골도 아니고 뭔 쥐약을 사가시나 해서
눈여겨 봤던 분 이시다
가난하셔도 참 올바른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하고 착하면 기난하게 사는 요즘 세상이다
그렇지만 귀한 분 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