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밀의 방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11. 28. 17:30
비밀의 방
머핀에 쓴 커피 한잔
숯검뎅이가 된 커피 알갱이의
실수를 스타벅스는 나무라지 않는다
대륙을 관통한 바람이 미세먼지를 몰고와
저녁 식탁에 앉아있다
안시인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낙지 탕탕이를 만든다
겨울 식탁에는 간재미 무침과 어리굴젖과
명란 게란찜이 올라와 있다
창밖으론 화살나무 빨간 열매들이
하얀눈을 머리에 이고 웃고있다
신비한 동물사전에는
알수없는 동물들이 마법사의 손끝에서 놀고있다
워낭소리 깊은 새벽오는 소리
공시인은 아직도 옷을 벗고 알몸이다
보스톤백 속에 10호짜리 그림에는 두더지 열마리가
탈출을 꿈꾸고
알수없는 영화는 아직도 1부 중반이다
하다가 말다가
말다가 다시 해보려는 교접은
영하의 이불속 코미디 빅리그 같다
낙엽으로 꽉 채운 가방을 하늘에서 푼다
못생긴 나무들이 일제히 웃는다
방마다 글짓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