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화석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12. 1. 23:27
화석
발가락 긴 여자와
손가락 긴 남자가 만났다
여자는 담배를 피웠고
남자는 술을 마셨다
눈내리는 선술집에서 그리는
그림은 어둡고 침울했다
프라하의 밤은 길고 어두웠으나
스텝에 맞춰추는 춤은 화려했다
그림같던 날들이 지나갔다
그들은 화폭에 남아 수십년동안 경매시장을
나돌았다
삼천만 달러의 춤추는 화폭
손가락이 긴 사내와
발가락이 긴 여인은
아직도 노을지는 회랑에서 춤추고 있다
사랑은 늘 지나가고 놓치고 돌아오지 않는다
화석처럼 흔적만 남길뿐 그림자조차 없다
그리움은 그렇게 늘 오렌지 색이다
열리지 않는 틈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