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울었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12. 4. 07:16

 




                울었다



                못난 삼식이처럼 뜻모를 울음을 울었다

                겨울비는 단단하게 얼어붙어

                천변마다 얼음꽃을 피우고

                음률도 얼어 버벅거리는 턴테이블 밑으로

                모스크바 남자의 허상이 앉아있다

                모든것은 지나가는거라고 애써 위로하던 보살의

                그 눈빛을 잊을수없다

                농익은 여름 수박처럼 쩍쩍 갈라져 피눈물이 나는

                가슴 한켠으로 안개강이 흐른다

                노를 저으며 운다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필림 끊기듯 사라져도

                울어야할 사연이 있듯이

                지금 흐르는 바이올린 음률도

                흥건한 눈물바닥 이다

                운다

                뜻모를 이유가 있음으로

                뜻모를 이유도 없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