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1. 12. 12:19


 




              木魚


               

              흑산도 홍어 대신

              간재미 큰 놈을

              겨울 바람벽에 매달았

              달그락달그락 말라 비틀어지면서 봄이 온다

              황세기(황석어) 몇마리도 곁들여 묶어 놓으면

              그놈들도 제법 木풍경 소리를 낸다

              눈맞고 바람맞고 흔들흔들 거리다가 냄비에서 졸여지면

              아버님 밥상에서 특급 대접을 받는다

              칼로 저미기 힘들어 도끼질로 뽀개야 갈라지는 나무토막처럼

              간재미 속살은 돌덩이 같다

              '남성'시장서 사다가 얽어 매달아논 간재미,황새기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특선 메뉴 재료인데

              그 맛을 낼수 있을까

              담벼락에서 달그락 거리는 풍경 고기들이 눈비를 맞으며

              고행을 한다

              다들 바다 건너로 떠나가시고

              홀로 남아

              바람벽에 木魚 울음 소리를 홀연히 듣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