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우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4. 30. 06:26

 



                  여우비

                   

                  여우사냥이 끝난듯이

                  마른하늘에 비가 내렸다

                  사람은 사람속에 살고

                  사람때문에 울고 웃는다

                  안성휴게소 화장실을 다녀올때

                  맑은 태양빛 아래 비가 내렸다

                  얼핏 노란 사막여우가 스쳐가듯 오줌발은

                  물비늘처럼 반짝였다

                  사람들은 가끔 사람들 사이에서 전리품처럼

                  진저리를 친다

                  서로 떠나 살수없으면서도 미워하고 경멸한다

                  교활한 여우처럼 은밀한 사생활을 즐기며 산다

                  비온뒤 무지개 너머는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알면서도 절망한다

                  방금 비봉쪽으로 먹구름이 몰려가고

                  여우들은 평택항 쪽으로 노란 꼬리를 흔든다

                  내일은 비가 온단다

                  조용히 내옆에 걸터앉는 바람 냄새

                  여우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