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10. 7. 11:32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이건 내 병이 아니다
바람의 속 앓이다
네 탓도 아니다
세상 바람같은 잡 것들 탓이다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래서 아프지 않았다
어디서 콩 볶는 냄새가 난다
나는 볶을 냄비도 없다
남의 살 만진지가 언젠지 기억도 없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불쑥 남의 살이
그리울때가 있다
그땐 볼을 꼬집고 흔든다
주책 바가지ᆢ
남이 알면 남세스러울 얘기다
한때는 만지고 싶으면 언제든 만질수있던
시절도 있었다
부드럽고 탄력있던 시절
절제란 없었을 나이였다
그러나 세월이 가서 지금 이 나이엔
용서 안될 일들이 너무 많다
사랑하기엔 너무 서러운 나이
내려 놓기엔 아직도 무언가 아쉽다
어느날 문뜩 남의 살이 그리워질때
어쩔수없이 나는
나를 두드리고 때리는수 밖에 없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데ᆢ
내가 나를 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