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을, 물비늘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10. 26. 07:06


 



              노을, 물비늘


               

              저 바다에 빠지면 죽는다

              넓디넓고 하염없이 깊은 바다

              물비늘은 노을에 젖어 반짝이는데

              죽어도 좋다고 눈물이 흐른다

              성벽 아래로 자꾸자꾸 아프게 부딪혀오는 파도

              너도 섧고 나도 섧다

              벽 그늘로 해가 기울고

              나는 바다를 보고 찬란해서 운다

              넓고 깊고 빛나서 운다

              황홀한 바다의 눈물을 본다

              여기는 땅끝, 성벽

              거기는 물의 시작, 바다

              나는 여기 노을속, 죽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