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모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11. 30. 08:57

 




              겨울모기


               

              새벽 3시 잠에서 깼다

              여름내내 없던 모기가

              대설을 앞둔 이맘때에 나를 괴롭힌다

              왼쪽 팔목을 물어서 불을켜자 쏜살같이 어디론가 달아났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도 이젠 아닌듯 싶다

              누군가는 이 겨울에 모기장을 쓰고 잔다기기에

              뻥이라고 웃었구만

              거짓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한다

              밤이면 나타날 이 놈을 어찌 잡을꼬

              고심을 해봐야 겠다

              어느구석 옷틈새에 숨어 어둠이 오길 기다리고 있을텐데

               

              오늘은 자정녘에 다시 엉덩이를 물렸다

              방안 가득 에프킬러를 살포했다

              잠잠해 지긴 했지만

              그새 잠이 달아나서 날밤 새게 생겼다

              이게 무슨 변고람...

              그 덕에 詩 한편 쓰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