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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도 잘 산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 8. 20:39

 








                 

                나 혼자도 잘 산다


                 

                감자탕용 등뼈 1Kg에 1천 8백원

                노지 시금치 한봉다리에 천원

                조생종 귤 30개 이천원

                감자 한소쿠리 천원

                바나나 한송이 이천원

                도합 7천 8백원어치 장을 봤는데

                들고 오는데 무거워서 손가락이 저리다

                이수역(총신대) 남성시장은 어물전, 정육, 채소,

                과일값이 정말 싸다

                재래시장인데 어깨를 부딪힐만큼 늘 붐비고 와글와글해서

                장터로써 역동성을 느낀다

                상품 가격도 너무 착하다

                동네 엘지 슈퍼에 비하면 반값이고

                롯데백화점 지하 식품코너 보다는 반에 반값이면 모든

                재료 구입이 가능하다

                흑돼지 다리살이 3근(1.8kg)에 만원 할때도 있다

                사다가 장조림하면 딱이다

                돼지 등뼈는 묵은지 넣고 푹 우려내면 김치 등뼈찜이 되고

                노지 시금치는 살짝 데쳐서 고추장에 무쳐먹고

                감자는 돼지 등뼈 넣고 감자탕이 제격이고

                바나나, 조생귤은 입이 심심할때 간식으로 딱이다

                일단 녹차호떡 천원주고 사먹고

                부산 어묵하나 더 사묵고

                집으로 가는데 뭔가 부족해ᆢ

                애고고, 홍당무 산다는걸 까먹었다

                이건 다음 장보기날에 사자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한손엔 우산

                한손에 검은봉지 세꾸러미 손가락에 피가 안통한다

                내가 요리 잘하는거 동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사실은 과장되고 미화된 이야기고 사실은 쪼매 다르다

                제손으로 해 먹지 않으면 해줄 사람이 없으니 굶어죽지

                않으려면 손수 해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장보고 현장 실습을 매일하니까 실력이 안 늘수가 없다

                여튼 이수역 14번 출구남성시장에 와 보시라

                알뜰 주부는 딱 이다

                양손에 가득 사들고도 만원에서 거스름 돈이 남는다

                이런 장보기는 대한민국에 몇군데 없을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