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바람궁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2. 5. 07:49


 



              바람궁전


               

              바람 궁전을 아는가,

              가는 봤는가

              거기 황금 소매자락을 날리며 걷는

              지배자와 그의 아내와 쾌락의 의자 거기 앉아 봤는가

              목에 칼을 꽂으면 씨뻘겋게 쏟아지는 함성이 꽃처럼 화려한

              돔 도시에 살아는 봤는가

              소돔처럼 한방에 소멸할지라도 환락처럼 한번은 살아보고 싶은 곳

              비상구도 없는 지루하고 답답한 세상에서 콩나물 대가리나

              다듬고 있는 인간으로 살기는 싫어서

              콩나물 국밥집 주방에서 여름내내 끓여낸 수십만개의 탕그릇이

              지그시 비웃을때

              바람 궁전에 한번 가보시게

              은색,금색 도포를 입고 비스듬히 누워서 달달한 과일과 황색

              포도주와 무희들 속에서

              양고기 바베큐를 탐미하는 곳

              암수가 뒤엉켜 교미하는 혼탕에는 열대 꽃잎이 낙화하고

              그렇게 모래알로 사라져 버린 궁전 기둥에는 새끼 손가락만한

              도마뱀이 주인이 되어버렸다

              그 자리에 24시간 끓여내는 콩나물 국밥집이 세워졌고 콩나물

              대가리 숫자만큼 궁전 인간들이 다녀갔다

              3천9백원짜리 국밥 궁전밑에 소돔의 도시가 있었는지 누가 알겠는가

              바람과 신기루와 황금 소매자락이 합작한 궁전 주방에 콩나물

              국밥이 열심히 끓고있다

              24시 전주 콩나물 국밥집

              3천 9백냥...바람궁전의 검투사들이 국밥을 먹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