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물빛을 밟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0. 13. 08:52
'낄름' 맹그로브 강 숲에는 원숭이들이 마중 나왔고
말라카 강변은 꽃길이었다
푸람빵 강가는 반딧불이 흐드러졌고
'센토사'섬 야경은 불야성으로 밤을 채웠다
거니 비치, 채낭비치 노을 속에서 넋이 빠져 정신을 잃었고
'Payar island' 물빛은 산호 옷으로 치장해 부드럽고 고왔다
매일매일 물빛들을 밟고 돌아다녔다
우리는 그동안 어째서 무거운 짐만 지고 살아왔는지
生이 이 물빛들과 늘 닮았으면 좋겠다
여행지에서는 그 어떤 사람도 아픈 사람이 없다
옥빛 물빛처럼 모두가 빛이 났다
조금 일찍 알았으면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무식하게 살았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제일 행복한 일이란 걸
이제와 깨달았으니 말이다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것이라고 했으니
이제부터 잘 살아보자
주위 사람부터 살피고 배려하고 사랑하자
소풍 왔다 하나둘씩 돌아가니
빈자리만 여럿 뎅그러니 남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