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슬픈 바다/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0. 30. 11:18

 

 

슬픈 바다

 


누군가가
고독은 창백하고 따스하다고 했다
누군가는 고통은 아름답다고 했다
봉인된 문을 열 시간이다
교만하고 사치스러운 자들의 편견은 늘 고급스럽게 느껴지지만 그 함정에 속지 마라
차라리 그 아가리에 똥을 퍼붓고 돌아서라
오만하고 찬란한 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두렵다
그러나 너희들에겐 격렬하기만 할 뿐 진정한 사랑이 없지 않으냐
비열하기만 할 뿐 순정이 없지 않으냐
오르가즘같은 절정이 없지 않으냐
가슴 언저리를 만져보라
뜨겁게 심장이 뛰고 있는지
나를 품에 안고 울어보라
어디서 눈물의 샘이 시작되는지

투정 부리듯 불순물들을 걷어내자 어느새 샘솟는 듯 푸른 물길이 생겨났다
그러자 고독과 고통과 연민의 세월이 사라진 듯했다
마이애미 해변에서 벌거벗고 찍은 사진이 퇴색해져 갈 때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
그때가 내 나이 육십이었다
육갑하는 六甲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