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0. 31. 12:01

 

 

부 초

 


락스 냄새 희미한
순백의 하얀 시트
먼바다 위로 동이 트는 리조트의 아침
이국의 땅, 어느 도시에서 맞는 하루
신밧드 모험에서나 나오는 꼬리 긴 배가 들어오는 강가에는

안개가 자욱했었다
삶이 여행 같았으면 좋으련만
산다는 것은 부초 같다
고해의 바다를 떠돌다 닿는 곳 종착지ᆢ 섬, 포구
만나야 할 사람은 스쳐 보내고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만나
한 生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서리발이 성성해졌다

이제 그만 일기장을 접고
錦山 보리암 일출이나 보러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