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 날 처 럼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1. 23. 18:45

 

 

 

[그 날 처 럼]

 


돌돌이를 끌고 공항으로 갔다
한산하다
입국장 한편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커피 향기만 나를 위로했다

출국장으로 갔다
활주로에 날지 못하는 새들이
비를 맞고 줄줄이 엎드려 있다
햄버거 하나와 콜라를 함께 먹었다

돌아오는 길은 공항철도를 탔다
한가하다
운서역을 지나면서
차창 밖은 뻘밭처럼 어두웠다

오늘
먼 곳을 다녀오는 체했다

 



#돌돌이 : 돌돌돌 잘 구르는 작은 여행용 캐리어(나만 쓰는 표현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