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2. 4. 09:52

 

 

 


나의 돌아누운 등을 보지 마시라
그 새벽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니
뒷모습을 보지 마시라

영영 가을 따윈 또다시 오지 않을 것이니 그리 아시라
우리가 살며 지나온 길은
風化와 같으니 그 뒤태를 닮지 마시라

生을 글로 쓰지 마시라
달콤한 말로 유혹하지 마시라
몸으로 쓰지 마시라
그저 온 듯 간 듯 사라져 가시라
삶은 막대사탕처럼 결코 달지 않으니 말이다

돌아서가는 내 모습을 보지 마시라
차라리 굴러가는 낙엽을 보시라
거기 온 生이 스러지고 있으니
내 굽은 등은 절대 보지 마시라
우박 같은 회한이 쏟아지리니

등이 흔들릴 때 온갖 세월이 흔들리는 것이니
없는 듯 있는 듯 다만 그리 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