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 13. 00:31
눈새
나는 안다
세상엔 수많은 기다림이 있다는 것을
아침 정원에 곤줄박이 한 마리 날아와 서성일 때
그리움이었다는 걸 알았다
가지마다 얼어 녹여줄 이 없을 때 새들은 가지에 앉아
열심히 비벼준다
그리하여 새봄에 가지는 활기차게 예쁜 잎을 피운다
직박구리 박새 참새 까치가
겨울 내내 잡아준 나무의 손은 따듯하게 살아나
긴 계절 동안 푸르를 것이다
나는 안다
기다림이란 서로 안고 가는
포옹의 이별이라는 것을
세월이 이리도 긴데
그깟 이별쯤이야 그리움으로 지우면 그만일 테지만
나는 안다
그렇게 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먼발치로 아른거리는
아지랑이처럼
그대가 노랗게 피어난다는 것을
나무에는 오늘
새하얀 눈이 내려와 업히고
새들은 날아와
가지를 열심히 턴다
소조,
너는 나의 무슨 새 였을까
雪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