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바람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3. 6. 17:59

 

 



천변을 걷다 보니
봄빛이 완연하다
청둥오리가 새끼들을 몰고 나왔다
졸졸졸 어미를 따라 물길을 간다
물도 빛도 내음도 봄이 흠씬 물들었다

가슴으로 파고드는 바람 한줄기가 간지럽다
넘치지 않는 봄 장난이 짓궂다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버들눈이 솜방망이처럼 부풀어
곱다
먼산이 훨씬 가까워졌다

이제 모두 다시 피어날 시간
푸르를 그대들을 생각한다
나는 저무는데
그대들은 꽃을 피우고
계절을 노래할 것이다
봄이 오면 저 길을 따라
그대 오시는 모습이 보인다

봄바람에 그대는 오고
나는 가는데
밑도 끝도 없는 괜한 시름이
꼬리를 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