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개망초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3. 7. 13:07

 

 

개망초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줬던 사람은 없었다
내가 사랑한다고 말했던 사람은 평생 입을 다문채

대답조차 없다

삶이 흘러갔다
아무도 내게 신경 쓰지 않았고
거들떠 보지 않았으므로
덧없이 가버렸다
전률조차 느껴보지 못한채

배가 고프듯 늘 사랑을 갈망하며 살았다
풍경처럼 사랑이란 존재는 늘 멀게만 느껴져서
풍경 소리만도 못한 울음을 울며 살고있다

어느 가을저녁 불량소녀 헤레나가 내 집앞을 지나가며

휘파람을 불었다
나는 창문을 닫아 버렸다
몇번인가 돌맹이가 날아와 창문을 때렸다
그 이후로 마음의 문도 닫아 버렸다

사랑한다고 말했을때
느낄 전율을 상상한다
그러나 잠시 스쳐가듯 모든것은 이내 잊혀지고 만다

사랑받지 못한 자는 불행하다
수많은 사랑중에 선택받지 못한 자는 좌절한다
노틀담의 곱추처럼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도 괜찮은데

개망초여
너는 누굴위해 피었는가
안개 언덕에 피어나서
누굴 반기려고 흐드러지게 피었는가
한바탕 소낙비 지나간뒤 수만리 향기로 날아가서
벙어리 냉가슴 처럼 무던히 피어주렴

벙어리 꽃
사랑밖에 모른다고 주절대지만
어느 누구도 그 흔한 눈길한번 주지않네
사랑에 고파서 혼절하고 목을 매네
안개비에 젖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