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갈비탕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3. 16. 22:31

 

 

 

갈비탕

 


갈비탕 한 그릇 먹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 요즘
왜 이리 세상이 불안해졌는지
밥때를 피해 손님 없을 때 살짝 들어가 한 뚝배기 했다

내가 해주는 밥이 미안한지 주말이면 아들이 자꾸 외식을 하자고 한다
저는 일 다니는 사람이니 매일 점심은 외식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역병따원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아직도 나는 식당에 모여 두런거리는 사람들이 두렵다

아들 먹이려고 갈비탕 한 그릇 포장했다
가족끼리 외식도 조심스러운 요즘이니 가져가서 먹여야지
갈비탕 집은 홀 손님은 없고 포장 손님이 더 많다
배달 업체만 역병 덕으로 승승장구 특수를 누린다
오토바이가 많이 늘었다
길가가 온통 오토바이 천국인 비엣남처럼 되는 건 아닌지ᆢ

친구들은 감감 무소식이다
다들 숨죽이고들 있는 모양이다
그래, 오래오래들 살아라

아, 지루한 세상
언제나 모여 떠들며 회포를 풀 수 있을까
진정 지구별은 이대로
병들고 마는가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