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무심의 강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5. 26. 10:41

 

 


무심의 강

 


울었다
아무 의미 없는 울음
오래 살다 보면 어느 아침
머리맡에 놓인 시집 한 권에 감격한다
흘러내린 돋보기를 곧추세우고
뒷장부터 읽는다
앞장부터 읽을 시간이 없다

'리처드 기어'가 할배가 됐다
'디카프 리오'도 늙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세월도 함께 늙는다
음악도 늙고, 그림도 늙고, 풍경도 늙고, 그대도 늙었다

다만 뜻 없는 아침
의미 없는 웃음으로 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