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용서해줘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1. 12. 08:48


용서해줘

나의 자만과 오만과 교만과 편견과 무지를 용서하지 마시오
나는 모자라서 나 자신을 정말 몰랐오
형편없는 인간임을 몰랐오

그 죗값은 치루고 있는 중이오


향일암 새벽을 뚫고 떠오르는 먼동을 기억한다
해변 민박집 아랫목이 따듯해 행복했던 기억을 추억한다
홍갓 김치에 갈치조림
하얀 쌀밥에 파래김이 달고 고소했다

오동도 동백꽃 지던 날
여수 밤바다를 보러 갔다

이젠 젊지 않은 나이라서
후회가 밀려와도 어쩔 도리가 없다
지난 일들은 돌이킬 수가 없어서
죗값을 받으며 사는 수밖에

귀뚜라미 한 마리 방으로 들어와 사방 뛰어다녀도
나는 어쩔 수가 없다

가만히 있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