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에는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1. 13. 08:40
가을에는
단풍에 감동하고
낙엽에 감동하고
소슬바람에 감동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미워하고, 용서하며 맞는 이 가을
이 계절에 감흥하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던킨 도너스가 너무 달고
스타벅스 커피가 쓰고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짜증 나고
파리크라상 그라탕이 식어서
버리고
할리스 리프레스 세트가 약소한 애들이
과연 가을의 비애를 알까
가을은
아프다
시리다
쓰리다
허전하다
외롭다
아, 참으로 진부하다
단풍 구경 한번 못 가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사는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에겐 사치스러운 계절
춥고 배고프다
大韓의 자유민주주의 신분 격차가 너무 심하다
골짜기의 골이 무저갱처럼 깊다
떠들지 말고
가을을 조용히 보낼 이유
겸손해 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