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치스러운 아침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1. 30. 21:42

 

 

 


사치스러운 아침

 


잠에서 깨면 누운 채로
카스 뮤직 틀어놓고 음악 들으며
시 한 편 짓는 것이 행복하다

창밖으로 계절들이 오고 가고
새들이 창공을 차고 오르고
구름이 흐르고
바람들이 계곡으로 몰려가는
소리를 듣는다

그들이 시를 실어다 주고
나는 그들의 소리를 노트에 적는다
이 아침 그렇게 시 한점 생산하는 일로 하루를 고급스럽게 시작한다

누룽지 밥을 끓이고
잘 익은 알타리 무를 꺼내서
소반에 놓고
늦은 아침을 먹는다
소박한 아침이 너무 맛있다

매일 먹는 약 챙겨 먹고
카페 부에노 드립 커피 한잔 내려서 천천히 음미한다
그러면 사치스러운 하루가 시작된다

산으로 갈까
작업실로 직행할까
고민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