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 6. 00:03

 

 

 

화 석

 


발가락 긴 여자와
손가락 긴 남자가 만났다
여자는 담배를 피웠고
남자는 술을 마셨다

눈 내리는 선술집 그림은 어둡고 침울했다
프라하의 밤은 길고 추웠으나
춤은 화려했다
그림 같던 날들이 지나갔다
그들은 행보는 화폭에 남아
수십 년 동안 경매시장을 나돌았다

삼천만 달러의 화무
손가락이 긴 사내와
발가락이 긴 여인은
아직도 노을 지는 회랑에서 춤추고 있다

사랑은 늘 지나가고 놓쳐서 돌아오지 않는다
화석처럼 흔적만 남길 뿐
사랑은 그렇게 늘 오렌지색 이다

열리지 않는 벽화의 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