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래된 우정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 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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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정

 


벌써 30년쯤 된
오랜 사우들이 있다
지금도 술만 먹으면 늦은 저녁 얼콰한 목소리로 전화해서 안부를 묻는 그들
강사장 임사장 홍사장 최사장
지금은 모두 사장님이다
세월이 흘렀어도 막내 시절들을 회상하며 변치 않고 늘 안부를 물어오는 그들이다
마산, 부산, 대구에서도
잊을만하면 전화 오는 장사장 김사장 유사장도 마찬가지로 오래된 직장 오비 들이다

잊지 않고 찾아주는 이유는 추억 때문일 게다
가장 혈기 왕성했던 나이에 함께 밤을 새워 일했던 전우 들이니까
그때는 정말 전쟁터 같았다
일 밖에 모르던 시절이다

지금은 자립해서 모두 사장들이 됐지만
그때는 올챙이 시절
야단도 맞고 위로도 받고 하며
일이 삶에 전부였던 시절이다

이제는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은 그들
지난밤에도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OO 님, 코로나 끝나면 찾아뵐 테니 술 한잔하며 뵙자고요. 사랑합니다"
"그래 고맙네들, 건강관리 잘하고 그때 보세ᆢ"

나의 오래된 OB들의 안부는 죽을 때까지 이어질 것 같다
삼십 년을 변치 않고 보내오는 오래된 우정의 안부 전화다

내 늘그막에 누리는 호사스러운 洪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