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2. 26. 09:30
인 연
깊지 않은 호수만 같아라
소리 없이 흐르는 여울목만 같아라
지루하지 않은 길은
돌아갈 필요가 없으니 꽃길이다
모든 걸 다 소유하고도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우울이 주는 침묵이 때론 매력적인 것은
가장 추한 젊음의 시절을 보내고 돌아온 노년의 속이 아닐까 싶다
이런저런 괴변을 지껄일 수 있는 자유가 달콤하다
아, 멀어져 간 사람이여
억겁의 인연으로 만나
억겁의 인연으로 헤어져 가는구나
온 것처럼
갈 때도 고요하게
다만 우리의 인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아무도 모르게ᆢ